잘 살아가는 방법 - 단순화시켜라

잘 살아가는 방법 - 단순화시켜라

 

쉬운 문제를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이 내 결점의 하나였다.

개인적인 실패, 식구들 문제, 직장 동료들과의 갈등...

모든 문제들이 하나같이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가닥을 잡가기 힘겨웠다.

 

대하는 일마다 풀어 내기 어려운 혼란의 연속이었다.

머리를 써서 찾아 낸 그럴사한 방법은 오히려 문제를 복잡다단하게 만들 뿐이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복잡미묘해지고, 속병이 악화되어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상한 일이었다. 머리가 깨질 정도로 신경을 쓰는데 어째서 사태는 더욱 뒤얽히는 것일까?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동양 사상에 맛을 들이면서부터였다.

노자, 장자, 그리고 선 불교는 문제를 간소화시키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많은 신경을 쓰고도 문제의 해결을 보지 못한 것은 문제를 다루는 솜씨가 지나치게 서구적이기 때문이었다.

문제를 쪼개고 또 쪼갠 것이 화근이었다. 더 쪼갤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선 속수무책이 될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해결한답시고 그 알량한 분석을 하고 또 하다가 그만 가진 힘을 쭉 빼버린 것이다.

딴에는 문제 발생의 원인과 과정을 찾아 낸다고 그랬지만, 원인을 찾아 내고 과정을 알아 내도 소용이 없었다.

원인을 아는 것과 해결법을 아는 것은 별개 문제였다. 그래서 문제 원인을 찾아 내면 더 갈 곳이 없어서 허우적거렸던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업이 있다.

문제를 무작정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노자 장자 등을 읽고 나면 가슴이 시원해지는데, 그것은 노-장자가 오묘한 정신 세계를 간소화시텨 하나의 그릇에 담아 냈기 때문이다.

단순화시키면 서서히 해결책이 떠오른다.

문제를 쪼개서 난마(亂痲)로 만들지 말고, 단순 산술 평균을 내어 바라보라. 가슴이 훤해지는 좋은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복잡한 것은 지성적인 것이라는 생각은 털어 버리는 것이 좋다.

그것은 서구적인 기계 과학 정신에나 해당된다. 영어에서의 '서피스케이티드(sophisticated)' 라는 단어가 '복잡한 것, 세련되고 지성적인것'을 의미하는데, 이 단어는 '섞음질을 한, 불순한, 손을 가한, 굴러 먹은' 이라는 좋지 않은 의미도 갖고 있다.

말하자면 복잡한 것은 여러 가지를 합쳐서 섞음질을 한 것이고, 너무 많은 인공을 가한 것이다. 그래서 불필요한 성분도 한데 섞여서

순수성을 해쳐 버린 것이다.

 

지성이나 이성이 문제 해결을 가끔 방해하는 것은 바로 그런 연유다.

성품이 간소한 사람이 지성적이 학자보다 더 현명한 것도 그런 까닭이다.

성품이 간소한 사람은 생활 양식도 홑지고 수수하다. 사물의 자연스런 풍취를 그대로 놔둔다.

복잡하게 꾸미지 않는다. 인위적인 계교를 부리지 않는다. 불필요한 장식을 하지 않는다.

 

간소한 성품을 바란다면, 문제를 단순화시키길 바란다면, 우선 생활 양식을 검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집 안 치장부터 먹는 문제까지, 옷을 입는 일부터 교제하는 문제까지, 불필요한 장식과 지나친 꾸밈을 피해야 한다.

오지랖이 넓다는 평을 들으면서 교유 범위를 넓히는 것도 좋지 않다.

 

너무 넓은 교유 범위는 자칫 감정의 혼란만 가져올 뿐이다.

시장이나 국회의원으로 출마한다면 모를까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오지랖이 넓어야 할 필요가 없다.

 

가진 것이 열개면 고민은 열개가 생긴다. 가진 것이 하나면 고민도 하나다.

 

-출처 : 내마음의 캘린더 - 캐럴라인 아담스 밀러